한국, 국제식품규격위원회 분과 의장국 선출…‘김치 캐비지’ 등재·김 세계규격화 착수 성과

한국이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코덱스)에서 가공과채류분과 의장국으로 선출되고, 김치의 주원료 명칭에 ‘김치 캐비지(kimchi cabbage)’가 공식 추가되는 한편 김(海苔) 제품의 세계 규격화 작업이 승인되는 등 우리 전통식품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해양수산부, 한국식품연구원은 17일,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48차 코덱스 총회에서 한국 전통 농수산식품의 국제적 입지를 강화하는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이번 총회에서 한국은 가공과채류분과 의장국으로 새롭게 선출돼 앞으로 식약처가 분과 의장을 맡아 김치, 인삼제품, 고추장 등 한국 전통식품의 국제 규격 운영을 직접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고구마·밤·감(홍시 포함) 등 아시아 지역에서 소비량이 많은 가공 농산품의 국제기준 제정도 적극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확보했다.

한국이 의장국을 맡게 된 것은 그동안 항생제내성특별위원회 의장국, 아시아지역조정위원회 의장국, 식품첨가물분과위원회 공동의장국 등 다양한 코덱스 활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국제사회에서 식품안전 분야 글로벌 리더십을 인정받아온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통해 국제 규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K-푸드의 수출 경쟁력 강화에도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또한 이번 총회에서 김치의 국제식품규격 수정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올렸다. 2001년 제정된 김치 규격에서 배추 명칭은 ‘Chinese cabbage’로 표기돼 왔으나, 여기에 우리 용어인 **‘kimchi cabbage’**와 국제 통용명이 증가하고 있는 **‘Napa cabbage’**를 추가 등재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김치 종주국으로서 한국이 과학 문헌과 국제 교역 관행을 기반으로 꾸준히 개정을 추진해온 결과로, 김치의 고유성과 차별성을 강화해 브랜드 가치와 수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그동안 아시아 지역규격으로만 존재하던 김(海苔) 제품의 세계 규격화 작업 시작도 승인됐다. 한국이 강력히 제안해 다수 회원국의 지지를 확보한 데 따른 성과다. 김의 품질·위생·표시·시험법 등에 대한 국제 통일기준이 마련되면 고부가가치 수산식품인 김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이 마련되고, 전 세계 시장에서 한국산 김의 신뢰도와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국별로 상이한 규격에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부담도 줄어들어 연간 10억 달러 이상을 목표로 하는 김 수출 확대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가공과채류분과 전임 의장국인 미국 대표단의 켄 로워리 수석대표는 “한국은 이미 항생제내성특별위원회를 훌륭히 이끌며 풍부한 분과위원회 운영 경험을 축적한 국가”라며 한국의 의장국 선출을 축하하고 미국도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총회 성과를 바탕으로 K-푸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신뢰받을 수 있도록 국제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가공과채류분과 활동과 김 세계규격화 작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관계 부처가 긴밀히 협력해 국익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