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기업, ‘바이 아메리칸’ 정책 부응 美투자 확대 러시

올 1분기 對美 투자액 40% 급증…중국 투자는 45% 급감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제조 분야의 일본 대기업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앞세우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에 따라 중국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대미(對美) 투자는 급속히 늘리고 있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쓰비시케미컬은 40%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아크릴 수지 원료(MMA)를 미국에서 증산하기 위해 1천억엔(약 1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 남부 루이지애나에 새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미쓰비시케미컬은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 공장을 연산 35만t 규모로 지어 세계시장 수요의 약 10%를 충당하는 최대 거점 공장으로 키울 방침이다.

    닛케이는 MMA는 자동차 램프 커버와 간판, 주택용 페인트 등에 사용되는 범용성 높은 수지라며 전체 투자액이 1천500억엔 규모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현장 시찰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신에쓰(信越)화학공업도 2023년 말을 목표로 총 1천300억엔을 들여 수도관, 전선 피복, 건축자재 등에 사용되는 염화비닐수지 공장을 루이지애나에 새로 건설할 예정이다.

    또 일본제철은 유럽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과 공동으로 미 남부 앨라배마주에 자동차용 강판 및 파이프라인용 강관 소재를 생산하는 전기로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액은 7억7천500만 달러 규모이고 2023년 상반기 중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 히타치(日立)제작소는 수도 워싱턴 근교에서 미국 내의 3번째 철도차량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고, 자회사인 히타치아스테모는 전기차(EV)용 모터 공장을 켄터키주에 신설할 예정이다.

    일본 재무성 통계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올 1분기(1~3월) 대미 투자액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 40% 급증한 2조4천949억엔으로, 전체 대외투자액(5조8천980억엔)의 42%를 차지했다.

    이 기간에 미국과 대립하는 중국에 대한 투자액은 45% 급감한 1천840억엔에 그쳤다.’

도쿄만 아오미 컨테이너 부두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제조 대기업들이 미국 투자를 급속히 늘리는 배경에는 바이든 행정부가 올 3월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경제대책을 마련한 데 이어 2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도 추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미국 경제가 급속히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중국(8.5%)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일본(2.6%)이나 유로존(4.3%)을 훨씬 웃도는 6.9%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산 제품 구매를 늘리기 위한 바이 아메리칸 정책을 강화하는 것도 일본 기업의 대미 투자를 촉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은 바이 아메리칸 정책에 따라 국산품으로 간주하는 제품의 미국 내 부품 사용 비율을 우선 55%에서 60%로 높이고 2029년까지 75%까지 단계적으로 끌어 올릴 예정이라고 한다.

    닛케이는 이 점을 근거로 바이든 정권이 설령 바뀌더라도 자국 중시의 미국 산업전략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 기업들이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맞춰 글로벌 생산체제의 재구축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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