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한파에 출근길 곳곳서 ‘쾅쾅’…하늘길·뱃길도 일부 차질

얼어붙은 도로 위 차들
얼어붙은 도로 위 차들(광주=연합뉴스) 차지욱 기자 = 14일 오전 광주 서구 쌍촌동 한 도로에 출근길 차들이 서행하고 있다. 2022.12.14 uk@yna.co.kr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적설량은 경북 문경 15.5㎝, 충북 충주 14.5㎝, 전북 순창 11.5㎝, 강원 평창 8.7㎝, 경기 용인 7.3㎝ 등이다.

밤사이 여러 지역에 내려졌던 대설주의보는 대부분 해제됐으나 아침 기온이 영하 15도에서 영하 1도 사이에 머무르는 추운 날씨에 도로에 쌓인 눈이 얼어붙으면서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3시 14분께 전북 익산시 영등동의 한 도로에서 말리부 승용차가 신호등을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운전자 30대 A씨가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날 오전 0시 48분께 순천∼완주 고속도로 하행선 상관IC 인근에서도 25t 화물트럭이 넘어지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운전자 B(46) 씨가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물트럭이 눈길에 미끄러져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눈이 쌓인 해남과 장성, 나주, 강진, 함평 등에서도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는 사고가 1건씩 접수됐다.

충북에서도 도로 곳곳이 빙판길로 변하면서 전날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22건의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나 19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결빙된 도로에 차량이 멈춰 서 도움을 호소하는 등의 신고도 22건 접수됐다.

출근 시간대인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에는 낙상사고로 인한 신고가 7건(환자 7명)이 발생했다.

충남에서도 많은 눈이 내려 계룡시 밀목재 도로가 전날 오후 8시부터 1시간 20분가량, 천안 호서대길과 유량로 도로가 전날 오후 9시 30분부터 이날 새벽까지 통제됐다.

귀 시려운 출근길
귀 시려운 출근길(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아침 기온이 하루 새 5~15도 떨어진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2022.12.14 nowwego@yna.co.kr

궂은 날씨에 항공기와 선박 운항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제주공항은 오전 9시 기준 3편(출발 2편, 도착 1편)이 결항하고, 3편(출발 1편, 도착 2편)이 지연 운항했다.

김포공항에서도 이곳에서 출발해 여수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항공편 1편이 결항하면서, 여수공항에서 출발하는 제주행 항공편도 결항했다.

제주도 전 해상과 남해서부 서쪽 먼바다에는 풍랑특보가 발효돼 오전 7시 기준 제주 기점 9개 항로 12척의 여객선 중 7개 항로 8척만 운항한다.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로 인해 여객선이 다니는 전남 지역 모든 항로(53항로 86척)도 통제됐다.

한파 속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지역에서는 강풍 피해까지 속출했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인천에서 강풍 피해 신고 17건이 119에 접수됐다.

전날 오후 7시 55분께 강화군 화도면 한 도로에서는 조립식 플라스틱 방호벽이 강한 바람에 밀려나 소방대원이 안전 조치에 나섰다.

이날 오전 4시 49분께 강원 삼척시 근덕면 동막리에서는 산불이 나 4시간여 만에 불길이 모두 잡혔다.

삼척을 비롯한 강원 영동지역에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이날 산불은 새벽 한때 초속 5m 안팎의 강풍을 타고 능선을 따라 반경 1㎞까지 크게 번졌다.

이번 산불로 산림 3㏊(3만㎡)가 탄 것으로 추정되며, 다행히 산불로 인한 민가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전국적인 대설과 한파 상황을 고려해 경북 울진 신한울 원전 1호기 준공식 참석 일정을 취소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에서 “한파로 지방자치단체가 비상 근무에 돌입했다”며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윤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하는 형식으로 축소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지역 방문이 취소됨에 따라 경북 지역 경제·기업인 오찬 간담회도 연기됐다고 대통령실은 덧붙였다.

제설 작업 나서는 원주시 공무원들
제설 작업 나서는 원주시 공무원들(원주=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한파 특보가 발효 중인 14일 강원 원주시청 진입로가 지난 13일 밤부터 내린 눈으로 얼어붙자 공무원들이 나와 쌓인 눈을 치우고 염화칼슘 등으로 녹이고 있다. 원주지역에는 전날부터 새벽까지 5∼10㎝의 눈이 내렸다. 2022.12.14 jlee@yna.co.kr

눈이 쏟아진 지역에서는 자치단체가 장비를 서둘러 투입, 제설작업에 나서는 등 이른 시간부터 바삐 움직였다.

경기도는 한파와 함께 많은 눈이 내릴 것에 대비해 전날 오후 6시 30분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 시군에서는 1천641명이 비상 근무에 나섰다.

경기도는 제설 장비를 전진 배치한 것은 물론 주요 도로에 제설제 1만2천751t을 살포하고 열선 23개소, 자동염수분사 247개소 등 자동제설장비도 가동했다.

충북에서도 도와 각 시·군이 전날 오후 8시부터 비상 2단계 조처를 내리고 한랭질환 응급감시체계 등을 유지하고 있다. 또 650여명과 제설차 360대를 동원, 제설 작업을 벌이고 있다.

기상청은 전남과 경상서부내륙에는 오후까지, 충청내륙과 전북내륙은 밤까지, 충남서해안과 전라서해안엔 15일 새벽까지 눈이 올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서해안은 낮 동안 눈이 소강상태에 들며 제주에는 저녁까지 눈이나 비가 오락가락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밤사이 내린 비 또는 눈이 얼어 도로가 미끄러운 곳이 많겠고, 이면도로나 골목길, 교량, 터널 출입구 등에도 빙판길이 예상된다”며 “교통과 보행자 안전에 유의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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