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기 내려진 대통령실…전원 일치로 尹 파면에 ‘멍해진 분위기’

대통령실은 4일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만장일치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자, 정적이 감돌았다.

헌재의 탄핵 심판 선고 이전까지만 해도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기각 혹은 각하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됐으나, 실제로 파면 결정이 나오자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

대통령실 소속 인사들은 이날 청사에 남아 긴장 속에서 생중계된 헌재의 판결을 TV로 지켜봤다. 윤 전 대통령 역시 한남동 관저에서 판결 발표를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11시 22분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판결문을 낭독하자, 대통령실 내부 곳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고 한다.

일부 참모들은 전날까지만 해도 ‘5대 3 기각’ 또는 ‘4대 4 무효’ 가능성을 점쳤으나, 예상과 달리 ‘8대 0’이라는 탄핵 인용 결과에 충격은 더욱 컸다.

대통령실 관계자 중 한 명은 전날 “기각이나 각하가 당연한 수순이라 본다”고 말했으나, 결과가 정반대로 나오자 “더는 할 말이 없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대통령실은 내부적으로 윤 전 대통령이 돌아올 가능성에 대비해 각종 현안 보고, 국무회의 소집,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개최 등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해 대통령실은 별도의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으나,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을 포함한 수석급 이상 고위 참모들은 이날 오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일괄적으로 사의를 표했다.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됐을 당시에도 한광옥 당시 비서실장을 포함한 참모진이 일괄 사의를 밝혔지만,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황교안 전 총리는 국정 공백을 우려해 이들의 사표를 모두 수리하지 않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