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오늘 에미상 비영어권 첫 작품상 도전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김우진 인턴기자 =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미국 최고 권위상인 에미상에 도전한다.
미국 TV예술과학아카데미는 한국시간 13일(현지시간 12일)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을 연다.
‘오징어 게임’은 작품상을 포함해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이정재), 남우조연상(박해수·오영수), 여우조연상(정호연)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앞서 지난 5일(현지시간 4일) 열린 크리에이티브 아츠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는 게스트상(이유미)과 시각효과상, 스턴트퍼포먼스상, 프로덕션디자인상 부문을 수상해 4관왕에 올랐다. 이날 몇 개의 트로피를 더 추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작품상에 관심 집중…’석세션’ 최대 경쟁작
세계 이목이 쏠린 부문은 작품상이다. 지금까지 에미상에서 영어가 아닌 언어로 된 드라마는 작품상 후보에도 오른 적조차 없어서 ‘오징어 게임’이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수상까지 성공할지 관심이 높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와 최근 다양성을 존중하는 미국 시상식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수상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경쟁작들도 만만치 않은 ‘명작’들이어서 낙관할 수만은 없다.
작품상 경쟁 후보는 ‘석세션'(HBO), ‘유포리아'(HBO), ‘베터 콜 사울'(AMC), ‘세브란스: 단절'(애플TV+), ‘기묘한 이야기'(넷플릭스), ‘오자크'(넷플릭스), ‘옐로우재킷'(쇼타임) 등 7개 작품이다.
‘오징어 게임’과 함께 유력 후보로 꼽히는 ‘석세션’은 2020년 작품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도 수상을 노리며, 작품상을 포함해 총 25개 후보에 오른 최다 노미네이트작으로 만만치 않은 경쟁 상대다.
이미 여러 차례 작품상 후보에 오른 ‘n수생’ 작품들도 강력한 경쟁작이다.
‘베터 콜 사울’은 이번이 6번째 도전으로 이제는 받을 때도 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거대한 팬덤을 가진 ‘기묘한 이야기’는 4번째, ‘오자크’는 3번째로 작품상에 도전한다. ‘오자크’는 시즌4로 완결되면서 올해가 마지막 도전이다.
‘세브란스: 단절’은 처음 후보에 올랐지만, 대기업 직원들이 직장 안과 밖의 자아를 완벽하게 구분하는 단절 수술을 받는다는 신선한 소재로 주목을 받는 화제작이다.
◇ 감독상·각본상까지 석권할까…에피소드별로 시상
‘오징어 게임’이 작품상에 이어 감독상·각본상을 모두 휩쓸 가능성도 있다. 2020년 ‘석세션’ 역시 3개 부문을 석권했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비영어권 드라마에 작품상을 주지 않고 감독상이나 각본상을 안기는 데 그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황동혁 감독은 감독상을 놓고 벤 스틸러(‘세브란스: 단절’), 마크 미로드(‘석세션’), 캐시 얀(‘석세션’), 로렌 스카파리아(‘석세션’), 캐린 쿠사마(‘옐로우재킷’), 제이슨 베이트먼(‘오자크’)과 경쟁한다.
감독상 후보는 작품이 아닌 에피소드마다 선정하고 있어 ‘석세션’ 감독 3명이 각각 다른 에피소드로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석세션’에 대한 평가가 높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심사위원들의 표가 갈릴 수 있어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각본상 후보에는 황동혁 감독과 함께 토머스 슈노즈(‘베터 콜 사울’), 크리스 먼디(‘오자크’), 댄 에릭슨(‘세브란스: 단절’), 제시 암스토롱(‘석세션’), 조나단 리스코·애슐리 라일·바트 니커슨(‘옐로우재킷’), 애슐리 라일·바트 니커슨(옐로우재킷’)이 이름을 올렸다. 각본상 역시 에피소드마다 후보에 선정된다.
◇ 이정재·오영수·박해수·정호연 연기상 도전…한국배우 최초
‘오징어 게임’ 주역들도 한국배우 최초로 연기상 도전에 나선다.
남우주연상 후보 이정재는 미국배우조합상, 스피릿어워즈, 크리틱스초이스 수상에 이어 에미상까지 노린다.
경쟁 후보로는 제레미 스트롱(‘석세션’), 브라이언 콕스(‘석세션’), 아담 스콧(‘세브란스: 단절), 제이슨 베이트먼(‘오자크’), 밥 오든커크(‘베터 콜 사울’) 등이 있다.
강력한 경쟁자는 제레미 스트롱이다. 2020년 에미상 남우주연상 수상자이자 골든글로브에서도 이정재를 제치고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이 5번째 도전인 밥 오덴커크, 4번째 도전인 제이슨 베이트먼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남우조연상에선 오영수와 박해수가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깐부 할아버지’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이미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안은 오영수는 유력 후보로 손꼽힌다. 박해수는 해외 시상식에서 연기상 후보로 지명된 것은 처음이다.
두 사람은 키에라 컬킨(‘석세션’), 니콜라스 브라운(‘석세션’), 빌리 크루덥(‘더 모닝쇼’), 매슈 맥퍼디언(‘석세션’), 존 터투로(세브란스: 단절’), 크리스토퍼 월켄(세브란스: 단절’) 등과도 겨룬다.
정호연은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놓고 줄리아 가너(‘오자크’), 패트리샤 아퀘트(세브란스: 단절’), 크리스티나 리치(옐로우재킷), 레아 시혼(‘베터 콜 사울’), J. 스미스 캐머런(‘석세션’), 사라 스누크(‘석세션’), 시드니 스위니(‘유포리아’) 등과 경쟁한다.
줄리아 가너는 2019년과 2020년 연달아 여우조연상을 받은 유력한 후보로 꼽히며, 레아 시혼은 ‘베터 콜 사울’에서 시즌1 착한 여성 캐릭터로 출발해 시즌 6에 이르러서는 다면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연기로 호평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