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동장군 맹위에 하루 최대 전력 수요 ‘쑥’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최근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최대 전력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서울의 기온이 영하 7도까지 떨어진 지난달 30일 전국적으로 최대전력(하루 중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은 순간의 전력 수요)은 8만2천117MW(메가와트)로, 기온이 영상권에 머물렀던 전날(7만5천720MW) 대비 급증하며 8만MW대로 올라섰다.
반면 같은 기간 공급 예비 전력은 1만5천380MW에서 1만565MW로 감소했고, 공급 예비율은 20.3%에서 12.9%로 뚝 떨어졌다.
공급예비율은 당일 전력 공급능력에서 최대전력을 뺀 공급예비력을 다시 최대전력으로 나눈 비율이다. 공급예비율이 낮아질수록 전력 수급 불안감이 커지게 된다.
통상 발전기 고장 등의 비상 상황까지 대비하려면 예비전력이 1만MW, 전력 예비율이 10%를 넘겨야 수급이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의 최저·최고 기온이 모두 영하권에 맴돌았던 지난 1일에는 전국 최대전력 수요가 8만3천52MW를 기록해 오름폭을 확대했다.
전력거래소는 서울의 최저 기온이 영하권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되는 이번 주 내내 일일 최대 전력 수요가 8만MW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공급 예비 전력은 1만3천49∼1만5천832MW를, 예비율은 15.9∼19.2%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전력 수요가 대폭 늘어나고 있으나 겨울철 전력 수급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원전 24기 가운데 정비 중인 6기(5천950MW)를 제외한 18기가 현재 정상 가동 중이며 신한울 1호기를 비롯해 정비 중인 원전 또한 이달 중순부터 순차로 정비가 완료돼 재가동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 측은 “겨울철은 평일 기준 오전 8∼9시, 오후 4∼5시가 가장 전력 사용량이 높은 시간대”라며 “해당 시간대 절전이 안정적 전력 수급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급격히 낮아진 기온에 한국가스공사[036460]의 가스 도매가격(열량 단가)이 상승하면서 한국전력[015760]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 올 때 적용되는 전력 도매가격(SMP·계통한계가격)은 이달 들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일 육지 기준 kWh(킬로와트시)당 일평균 SMP는 276.6원을 나타내 지난 10월 13일 종전 최고치(268.9원)를 경신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튿날인 지난 2일 SMP 또한 276.5원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달부터 SMP상한제가 시행되면서 한전이 발전사에 실제 지불해야 할 가격은 산술적으로 애초 가격보다 40% 넘게 떨어졌다.
SMP 상한제는 직전 3개월간 평균 SMP가 이전 10년간 평균 SMP의 상위 10% 이상을 기록할 경우 1개월간 발동되며, SMP 적용 단가는 직전 10년간 평균 SMP에 1.5를 곱해 산출한다.
지난 9∼11월 평균 SMP는 kWh당 242원으로, 지난 10년간 상위 10% 가격 평균(154원)보다 높아 이달 상한제가 적용된다.
직전 10년간 kWh당 SMP는 106원으로, 여기에 1.5를 곱해 산출된 SMP 상한제 적용 단가는 159원이다. 상한제 시행으로 지난 1일 기준 한전이 발전사에 정산해야 할 전력 도매가격이 42% 넘게 급감한 셈이다.
한전 관계자는 “지난 1일 기준으로 SMP 대비 상한 가격이 40% 넘게 낮긴 하지만, 발전 사업자들의 전력 생산에 필요한 연료비가 상한가격 적용 정산금을 초과할 경우 연료비를 별도로 보전하기 때문에 한전의 구매비가 그 정도로 낮아지진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