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태풍 힌남노, 우리나라 향해 북상 가능성…1~2일이 변수

북상하는 태풍 힌남노
북상하는 태풍 힌남노 1일 오전 경기 수원시 수도권기상청에서 예보관들이 태풍 상황을 실시간으로 살피고 있다. 수도권기상청에서는 태붕 북상으로 오는 4일 낮부터 수도권 지역에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2.9.1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한반도에 상륙하든 상륙하지 않든 우리나라에 많은 비를 뿌리며 영향을 줄 확률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 힌남노는 초강력 태풍으로 세력을 유지하면서 대만 타이베이 동남쪽 510㎞ 해상을 지나 남서진하고 있다.

yoon2@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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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힌남노 어디로…1~2일 정체기가 ‘1차 변수’

힌남노는 1일 오후부터 2일 밤까지 대만 동쪽, 일본 오키나와 주변 남해상에서 정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체기에 힌남노 강도 변화가 ‘1차 변수’라고 할 수 있다.

강도의 변화는 진로의 변화로 이어진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도 “힌남노가 정체하는 기간 진로와 속도에 대해 수치예보모델 간 편차가 있다”라면서 “정체기 불확실성 때문에 태풍 예보 신뢰도가 낮다”라고 밝혔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태풍이 바다 위 한곳에 오래 머물면 세력을 스스로 약화할 수 있다.

태풍이 중심 아래쪽 바닷물을 강한 바람으로 밀어내면 그곳 해수면이 낮아지고, 그러면 낮아진 해수면을 채우고자 심층의 차가운 해수가 올라온다. 결국 해수면 온도가 떨어지면서 태풍이 에너지를 받지 못하고 약해진다.

다만 힌남노는 정체기에도 세력을 유지할 전망이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세력이 강한 것인데 현재 전망으로 힌남노는 1일 오후 9시부터 3일 오전 9시까지 중심기압이 915hPa(헥토파스칼)로 ‘초강력 태풍’ 지위를 유지하겠다.

인도 쪽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공기가 힌남노가 바다에서 받지 못하는 열에너지를 보충해주기 때문에 세력을 유지할 수 있으리라 분석된다.

힌남노는 2일 밤부터 정체를 끝내고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경로를 두고는 수치예보모델 간 예측 일치성이 이전보다 떨어진다.

각 모델 예측경로 간 편차가 700~1천㎞ 수준으로 크다.

한국·중국·미국·일본 기상당국 힌남노 예상 경로(왼쪽)와 주요 수치예보모델 예상 경로(오른쪽). [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중국·미국·일본 기상당국 힌남노 예상 경로(왼쪽)와 주요 수치예보모델 예상 경로(오른쪽). [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수 모델이 힌남노가 정체하던 곳에서 곧장 북상하다가 살짝 동쪽으로 꺾으면서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를 지날 것으로 보는 가운데, 우리나라 전남 쪽으로 상륙하리라 전망하는 모델도 있고 정체 후 더 서진한 뒤 급격히 커브를 돌아 일본을 관통할 것으로 보는 모델도 존재한다.

힌남노 경로에 영향을 미치는 기단은 중국에 자리한 티베트고기압과 일본을 뒤덮은 북태평양고기압이다. 티베트고기압이 세력을 유지한 가운데 북태평양고기압이 남서쪽으로 확장하면서 힌남노를 오른쪽으로 밀어 두 고기압 사이로 힌남노가 이동할 것으로 예측된다.

힌남노는 북위 30도를 넘어서면서 이동속도가 빨라지겠다.

이때 강풍을 동반한 기압골이 우리나라를 지나면서 발생한 강한 바람이 힌남노를 당겨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힌남노는 북상하면서 매우 강한 태풍으로 세력을 지키겠다.

예상 경로상 해수면 온도가 29도 내외로 높아 세력을 유지할 만큼 열을 충분히 공급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31일 기준 1일 합성). [국가기상위성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31일 기준 1일 합성). [국가기상위성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기상청 전망으론 힌남노는 5일 오전 9시 강도가 ‘매우 강’인 상태에서 제주 서귀포시 남남서쪽 470㎞ 해상을 지나고 6일 오전 9시 서귀포 동북동쪽 180㎞ 해상에 이르겠다.

서귀포시 동북동쪽 해상을 지날 때 힌남노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45hPa과 45㎧(시속 162㎞)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 가운데 가장 강했던 태풍으로 꼽히는 1959년 ‘사라’가 우리나라에 영향 줄 때 중심기압이 951.5hPa였는데 이보다 낮다. 2003년 9월 태풍 ‘매미’도 우리나라에 영향 줄 때 중심기압이 954.0hPa였다.

지난해 9월 17일 태풍 찬투 영향으로 제주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친 17일 오전 서귀포시 강정동의 한 과수원 진입로에 나무가 부러져 있어서 소방대원들이 안전조치하고 있다. [서귀포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9월 17일 태풍 찬투 영향으로 제주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친 17일 오전 서귀포시 강정동의 한 과수원 진입로에 나무가 부러져 있어서 소방대원들이 안전조치하고 있다.

◇ 힌남노 영향 이미 시작…5일 오후부터 비 퍼부을 수도

힌남노 영향은 사실상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힌남노가 멀리서 보낸 뜨겁고 습한 공기가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고 건조한 공기와 충돌해 1일 오후 제주를 시작으로 비가 오겠다. 2일엔 남해안과 남부지방으로 비가 확대되겠고 힌남노 경로에 따라서는 3~4일 중부지방에 비가 올 수도 있다.

애초 제주엔 1일 아침부터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예상 강수 시작 시점이 늦어진 것인데 힌남노가 예상보다 더 남남서쪽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1일 오전 11시 발표한 예보에서 3일까지 예상 강수량을 제주 100~200㎜(많은 곳 300㎜ 이상), 전남남해안과 경남해안 50~100㎜, 경북남부·전남(남해안 제외)·경남내륙 10~60㎜, 강원영동·경북북부·전북 5~30㎜로 제시했다.

힌남노가 예상대로 북상한다면 북위 30도 선을 넘어서는 5일 오후부터 6일 또는 7일까지 우리나라에 정말 많은 비가 내리겠다.

해안이나 산지 등 지형 영향이 있는 곳에선 총강수량이 500㎜를 넘기도 하겠다.

연 강수량 절반이 하루 이틀에 내린다는 전망이다.

시간당 강수량도 ’50~100㎜’에 달할 수 있겠다.

지난달 8일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강타했을 때 기상청이 내놨던 예상 강수강도가 이 정도였다.

해안가를 중심으론 바람의 최대순간풍속이 50㎧ 이상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힌남노 예상 경로와 비슷하게 이동했던 2016년 태풍 차바는 그해 10월 4~5일 제주에 100~400㎜ 비를 뿌렸다. 특히 당시 제주산지엔 비가 600㎜ 이상 왔다.

영남과 호남엔 각각 50~380㎜와 30~200㎜ 비가 쏟아졌고 서울·경기·청원·충청에도 비가 5~40㎜ 내렸다.

2016년 차바가 지나갈 때 제주 한라산 백록담엔 59㎧ 바람이 불기도 했다.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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