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투표 대체로 순조…일부 지역 투표 시간 연장하기로(종합)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의회 권력 지형을 결정지을 11·8 중간선거 투표가 8일(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미 동부 버몬트주(州)에서 오전 5시(미 동부시간)에 가장 먼저 투표가 개시된 가운데 대부분의 주가 오전 6∼8시에 투표를 시작했다.
켄터키와 인디애나주는 오후 6시에 투표를 종료하며, 대부분의 주는 현지시간 오후 7∼8시 사이에 투표를 마감한다.
개표 윤곽은 동부 지역은 이르면 오후 8시를 넘기면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선거구별로 정확한 결과는 일러도 밤늦은 시간(한국시간 낮)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CNN을 비롯한 외신은 조지아주를 비롯해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인디애나, 미시건 등 접전지를 중심으로 예상을 넘어서는 투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날 선거는 큰 사고 없이 대체로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미 연방 사이버안보 당국은 이날 투표 개시 이후 브리핑에서 “선거 인프라를 방해할 구체적이고 믿을만한 위협을 보지 못했다”면서도 그 자체가 투표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뜻은 아니라고 말했다.
익명의 당국자는 “선거와 관련해 외국이 영향을 미치려는 어떤 증거도 보고 있지 않다”며 “선거를 방해할 특이 동향 역시 파악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부 주에서는 투표기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투표 시작이 늦어지는 등 진행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뉴저지주의 머서 카운티 당국은 SNS를 통해 일부 투표기에 문제가 발생했고, 투표소 직원이 유권자를 돕기 위해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 루체른 카운티에서는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용지를 인쇄할 수 없게 돼 일부 유권자들의 투표가 지연되자 투표 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조지아주에서는 일부 투표소가 늦게 문을 열어 마감 시간을 연장했고, 일리노이에서도 사이버공격 가능성에 절차가 일부 지연되기도 했다.
미국은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가 해킹 등으로 투표를 방해한 사실이 드러난 이후 사이버 보안을 강화해 왔다.
투표가 진행되면서 일부 극우성향 유권자를 중심으로 ‘가짜 정보’를 담은 동영상도 퍼져나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사기를 주장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전국단위 선거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그럼에도 유권자들은 잘못된 정보를 담은 동영상과 트윗 등 ‘가짜정보’ 홍수에 휘말리고 있으며, 이것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동영상은 공화당 유권자들이 투표를 금지당했다는 허위 정보를 담거나 일부는 조지아 등 접전지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하면 먼저 총을 쏘라”는 등 폭력을 조장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유권자들이 이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로 향하는 가운데 우편 등 조기투표는 4천42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18년 중간선거때의 3천900만명을 넘어서 역대 중간선거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적 전염병 유행) 상황에서 치러진 지난 2020년 대선의 경우 1억150만명이 조기투표에 참여했다.
조기투표자수가 크게 늘면서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격전지의 당선자 확정에 상당 정도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플로리다대 선거 사이트인 미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주에서 500만 명 이상이, 플로리다주는 470만 명 이상이 각각 사전투표를 마쳤다.
미 선거 프로젝트는 사전투표를 마친 등록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이 42.8%, 공화당 지지층이 34%, 무당층이 23.2%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달 델라웨어에서 사전투표를 한 바 있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의회 지형이 재편될 수 있는데,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2년 남은 국정 운영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재 상원과 하원 모두를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이 양원 중 하나라도 공화당에 내줄 경우 정국 경색은 물론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의 입법권 약화로 국정 동력이 상당히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고, 상원은 살얼음판 판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선 연방 하원의원 전체 435명과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 50개 주 가운데 36개 주의 주지사 등을 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