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트럼프 대통령, 한미정상회담서 ‘핵추진 잠수함 협력’ 및 ‘동맹 현대화’ 논의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핵추진 재래식 잠수함 도입을 위한 후속 협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또한 한미동맹의 현대화, 한반도 비핵화, 조선제조업 및 전략산업 협력 등 폭넓은 의제를 논의하며 미래지향적 동맹 강화를 약속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경주 국제미디어센터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경제상황과 동맹 현대화, 한반도 평화, 지역 정세, 조선제조업 협력 등 포괄적인 의제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및 역내 평화 안정을 위해 한미동맹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국방비 증대와 함께 핵추진 잠수함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북한의 핵잠수함 개발 등 여건 변화를 고려할 때 한국의 능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공감하며 후속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평화적 목적의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문제에 대한 협력을 요청하며 “한국은 핵연료 상당 부분을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원전 폐기물 처리도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원자력 및 핵심 전략산업 분야 협력을 더욱 확대하자”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도 입장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중단·축소·폐기를 통한 단계적 비핵화 추진” 의지를 밝히며 대화 복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 개발로 인한 동북아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동맹의 억지력을 높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관계와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김 위원장이 원한다면 언제든 다시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2018년 싱가포르 합의를 토대로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해 이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가시적 협력성과를 내기 위해 양국 국가안보회의(NSC) 간 조선 협력 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합의했으며, 제조업 및 투자 확대 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제조업 투자를 위한 여건이 계속 호전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투자를 요청했다.

이날 회담에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한민국 최고 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서훈했다. 무궁화대훈장은 국가 안보와 평화에 기여한 외국 원수에게 예외적으로 수여되는 훈장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이 영예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또한 신라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하며 “한미가 함께 만들어갈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의 새 시대를 상징한다”고 전했다.

정상회담 후 진행된 오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특별 메뉴가 제공됐다. 신안 새우, 완도 전복, 고흥 관자 등 한국 해산물에 뉴욕식 사우전드아일랜드 드레싱을 곁들인 전채 요리로 시작해, 경주 햅쌀과 공주밤, 평창산 채소, 미국산 갈비를 조합한 갈비찜이 메인으로 등장했다. 디저트로는 금장식 브라우니와 감귤이 제공됐으며, 접시에는 ‘PEACE!’ 문구가 새겨져 두 정상의 ‘피스메이커’ 약속을 상징했다.

저녁 만찬에서는 영월 오골계 만두, 경주 한우 등심, 남산 송이버섯, 구룡포 광어, 지리산 캐비아 등 최고급 식재료가 코스로 제공됐다. 만찬주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가 운영하는 트럼프 와이너리의 샤르도네와 카베르네 소비뇽이었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을 다시 백악관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전했으며, 이 대통령은 이에 사의를 표하고 “상호 편리한 시기에 방미 일정을 조율하자”고 답했다.

위성락 실장은 이번 회담에 대해 “미국 측의 적극적인 협조 의사를 확인하며 동맹 현대화를 위한 전략적 현안이 진전됐다”며 “미래지향적 한미동맹의 새 장을 여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