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화장품에 흑인·어두운 피부를 위한 색조 담고 싶었어요”

“K뷰티 화장품에 흑인·어두운 피부를 위한 색조 담고 싶었어요”홍콩매체, 한국서 아프리카인 위한 화장품 출시한 나이지리아 여성 소개

[닥터 지오 코스메틱 홈페이지 캡처]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흑인이 소유한 K뷰티 브랜드가 한국과 세계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나이지리아 여성 그레이스 오카포는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며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SCMP는 한국 화장품에 빠진 아프리카 여성이 한국에서 흑인과 어두운 피부 색조를 가진 이들을 위한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했다며 오카포의 이색적인 창업기를 소개했다.

    그는 한국에 오기 전 나이지리아 한국문화센터 강사로부터 한국화장품을 선물 받은 후 K뷰티에 푹 빠졌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는 한국 화장품을 구하는 게 어렵고, 한국 화장품에는 자신과 같은 어두운 피부톤을 위한 라인이 거의 없다는 점을 발견했다.

    2015년 국제경영학 석사 과정을 위해 한국에 온 오카포는 아프리카와 한국 간 뷰티산업에 다리를 놓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해서 올해 1월 ‘닥터 지오 코스메틱’이 탄생했다.

    흑인이 K뷰티 브랜드를 론칭한 첫 사례다.’

[닥터 지오 코스메틱 홈페이지 캡처]

    오카포는 우선 파운데이션 쿠션 제품을 출시하면서 아이샤, 엘라, 푼미 등 나이지리아 부족의 이름을 딴 6개 색조의 제품을 내놓았다. 모두 중간부터 어두운 피부톤에 어울리는 색조다.

    그는 또 아프리카 소비자들을 위해 한국의 중소형 뷰티 브랜드를 소개하는 온라인 장터 ‘뷰티피셜’도 개설했다.

    오카포는 해당 플랫폼을 통해 아프리카의 K뷰티 팬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K뷰티 제품에 접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뷰티피셜 론칭에 앞서 투자자를 물색할 때 많은 이들이 아프리카에서의 수익성을 낮게 봤고 어떤 이는 아프리카의 물류체계가 미비하다고 난색을 표해 당황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그러한 부정적 견해들을 불식시키겠다고 했다.
    오카포는 외국인이자 유색인 여성으로서 한국에서 직면한 어려움은 ‘한정적’이었으며,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어려움은 자신의 한국어 실력이 부족한 데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창업에 서울글로벌창업센터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며 “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CMP는 “자신의 나라가 아닌 곳의 문화적 표준을 바꾸기 위해 회사를 설립하려는 배짱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은데 한국에서 나이지리아 뷰티 브랜드를 출시한 오카포가 바로 그러하다”고 설명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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