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음바페 vs 메시…우승트로피·득점왕·MVP 다 걸고 정면충돌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의 4전 5기 대관식이냐, 킬리안 음바페(22·프랑스·이상 파리 생제르맹)의 2연속 왕관이냐.
아르헨티나와 프랑스가 19일 0시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을 치른다.
지난 10여 년간 최고의 선수로 추앙받아온 아르헨티나의 살아있는 전설 메시와 어린 나이에 특급 골잡이 반열에 오른 프랑스의 ‘새 황제’ 음바페의 대결 구도가 주목받는 경기다.
메시는 2009년부터 2021년까지 발롱도르를 7차례나 수상했으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0회, 프랑스 리그1 1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회, 코파 아메리카(2021년) 1회 등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월드컵 무대에만 서면 메시는 작아졌다. 2006년 독일 대회를 시작으로 4차례 우승 도전이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
유일하게 결승에 올랐던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준우승이 확정된 뒤 메시가 우승 트로피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사진은 그해 최고의 스포츠 사진으로 선정됐다.
메시는 이번 대회가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결승전이 메시의 ‘라스트 댄스’인 셈이다.
음바페는 24세로 메시(35세)보다 11살이나 어리다. 수상, 우승 실적에서 아직 비할 바 못 되지만, 음바페는 메시가 못 한 월드컵 우승을 이미 20세에 경험했다.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4골을 폭발하며 프랑스의 우승에 앞장섰고, 영플레이어상까지 거머쥐었다.
특히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치른 16강전은 음바페의 이름을 팬들에게 깊게 각인한 경기다.
전반 11분에 약 70m를 질풍처럼 돌파하다가 페널티킥을 얻어내 팀에 선제골을 안기더니 후반전 멀티골을 넣으며 프랑스의 4-3 승리에 앞장섰다.
당시 메시는 무득점에 그치며 4번째 월드컵 우승 도전을 허무하게 끝냈다.
이 경기는 지금까지 두 선수가 맞붙은 유일한 A매치로 남아있다.
메시와 음바페는 파리 생제르맹(PSG) 소속으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어 서로를 너무도 잘 안다.
메시로서는 소속팀의 능력 있는 후배가 선수 인생 마지막 도전의 ‘최종 보스’로 나타난 셈이다.
2021년 메시가 PSG로 이적하면서 한솥밥을 먹게 된 이들은 프랑스 리그1과 UCL에서 도움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총 26골을 합작했다.
그전에 메시가 FC바르셀로나(스페인) 소속일 때 맞대결에서는 UCL에서 2번 맞붙어 음바페의 PSG가 1승 1무를 거뒀다. 이들 경기에서 음바페는 총 4골을, 메시는 2골을 넣었다.
이번 대회에서 음바페와 메시는 나란히 5골로 득점 공동 1위에 올라있어 둘 중 하나가 득점왕에게 주어지는 골든부트를 가져갈 전망이다.
최우수선수상인 골든볼도 각 팀에 기여도가 매우 높은 이들이 가져가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우승국에서 골든볼 수상자가 나온 것은 1994년 미국 대회 브라질의 호마리우가 마지막이다.
프랑스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이탈리아(1934년, 1938년), 브라질(1958년, 1962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월드컵 2연패를 이루는 나라가 된다.
아르헨티나는 ‘축구의 신’ 디에고 마라도나가 맹활약했던 1986년 대회 이후 36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만약 아르헨티나가 우승한다면, 마라도나의 시대가 끝난 뒤 아르헨티나가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월드컵 트로피를 메시가 가져다주는 셈이 된다.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통산 전적에서는 아르헨티나가 6승 3무 3패로 앞선다.
2000년대 이후만 따져봐도 아르헨티나가 2승 1패로 앞서지만, 가장 최근(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는 아르헨티나가 졌다.
이번 대회 양 팀 전력을 비교하자면, 우열을 가리기가 매우 어려울 정도로 비등해 팽팽한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도박사들의 전망도 그렇다. 해외 주요 베팅업체들은 16일 오전 현재 하나같이 양 팀 우승에 같은 배당률을 책정해 뒀다.
다만, 메시가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에 불편감을 느끼는 점은 작지 않은 변수다.
영국 익스프레스 등 보도에 따르면 메시는 현지시간 15일 진행된 훈련에 빠졌다. 이 훈련에는 주전 선수 6명이 빠졌는데, 그중 한 명이 메시였다.
프랑스에도 악재가 있다.
주축 미드필더 아드리앵 라비오(유벤투스) 등 최소 3명의 선수가 고열 등 감기 증상을 보인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