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여전히 마른 모델 일색…”플러스사이즈 1%도 안돼”
올해도 전 세계 주요 패션쇼의 런웨이에는 마른 몸매의 모델들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보그 비즈니스가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이탈리아 밀라노, 프랑스 파리의 2023년 A/W(가을·겨울) 시즌 패션쇼 219건의 의상 9천137종을 분석한 결과, 미국 기준 0∼4 사이즈가 95.6%를 차지했다.
미국 의류 사이즈 기준 0, 2는 엑스스몰(XS)이나 하의(허리 인치) 24에, 4는 스몰(S)이나 하의 26에 해당한다.
3.8%는 중간(M) 사이즈인 6∼12였다.
14 사이즈 이상을 말하는 ‘플러스 사이즈’ 비율은 1%도 되지 않았다.
구찌와 디올, 샤넬 등 많은 명품 브랜드가 플러스 사이즈를 런웨이에 전혀 올리지 않았다.
중간 사이즈 비율은 구찌가 19%, 디올이 41.7%, 샤넬이 6%였다.
다만, 보그 비즈니스는 대부분 명품 브랜드들이 내세운 중간 사이즈가 넉넉한 중간 사이즈인 12보다는 빠듯한 중간 사이즈인 6에 가까웠다고 지적했다.
반면, 영국 디자이너 카롤린 비토는 중간 또는 플러스 사이즈 의상만 무대에 올렸고, 시네아드 오드와이어도 90% 넘는 중간·플러스 사이즈 비율을 보였다.
수년간 활동가들과 모델들은 유명 패션 브랜드가 깡마른 체형의 모델들만 무대에 올리는 것이 비현실적인 미의 기준을 세운다고 비판하면서 변화를 촉구해 왔다.
뉴욕에 본부를 둔 단체 ‘모델 동맹’의 세라 지프 대표는 “마른 체형에 대한 패션업계의 집착은 누구에게도 좋지 않지만, 특히 활동 중인 모델들에게 위험하다”라며 “모델들은 에이전시로부터 살을 빼든지, 아니면 일을 아예 못하게 될 것이라는 압박을 받는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평균 의류 사이즈는 14 이상으로 추정되며, 2020년 6월∼2021년 5월 미국 내 여성 의류 판매의 19%가 ‘플러스 사이즈’ 의류였다.
또한 시장조사기관 NPD의 분석 결과 2019∼2021년 플러스 사이즈 의류 시장은 보통 사이즈의 3배 이상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올해 전 세계 플러스 사이즈 시장 규모는 2천880억 달러(약 375조원)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