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득 늘었지만 소비성향 ‘역대 최저’…실질소비 증가율 0.4%
(세종=연합뉴스) 곽민서 김다혜 기자 = 2분기 가계소득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늘었지만, 소비 증가율은 절반에 그쳤다.
처분가능소득 중 소비지출에 쓴 돈의 비중(평균소비성향)은 2분기 기준 2006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소비 증가율은 0.4%에 불과했다.
상품·서비스 가격이 오른 탓에 가계가 소비에 쓴 돈이 늘긴 했지만, 소비 자체를 늘린 건 아니라는 의미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1천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12.7% 증가했다. 물가 상승 영향을 제외하면 6.9% 늘었다.
명목소득과 실질소득 모두 2006년 이후 전 분기를 통틀어 가장 증가율이 높았다.
일상 회복에 따른 서비스업 업황 개선, 취업자 수 증가,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급 등으로 근로소득(5.3%)·사업(14.9%)·이전소득(44.9%)이 모두 늘어난 결과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61만9천원으로 1년 전보다 5.8% 증가했다. 2분기 기준 2010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증가율이 높았지만, 소득 증가율(12.7%)에는 크게 못 미친다.
평균소비성향은 1년 전보다 5.2%포인트 하락해 2분기 기준 역대 최저인 66.4%를 기록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일시적으로 손실보전금이 약 21조원가량 지원되면서 소득이 많이 증가했다”며 “그러다 보니 소득과 소비 간 격차가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에 따른 효과를 제외한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은 0.4%에 그쳤다. 소비 지출이 5.8% 증가한 것은 대체로 물가가 올랐기 때문이고 가계가 씀씀이를 키운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작년과 재작년 2분기에는 실질소비 증가율이 각각 1.3%, 1.2%였다.
예를 들어 교통 지출은 1년 전보다 11.8% 늘었는데 실질적으로는 2.8% 감소했다. 운송기구연료비만 따로 떼어 보면 명목 증가율 27.8%, 실질 증가율 -5.4%로 그 격차가 더 도드라진다.
기름값이 워낙 올라 지출액이 불어나긴 했지만, 실제로는 자가용 운행에 있어 허리띠를 졸라맨 셈이다.
소비지출은 오락·문화(19.8%), 음식·숙박(17.0%), 의류·신발(12.5%), 교통(11.8%), 교육(11.1%) 등에서 늘었다.
반면 가정용품·가사서비스(-9.4%), 주거·수도·광열(-3.3%), 주류·담배(-3.0%), 식료품·비주류음료(-1.8%) 등에선 줄었다.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가정 내 소비가 줄고 야외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