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초 새 비구름대 다시 온다…광복절 이후 폭우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기상청도 ‘충격과 공포’ 수준이었다고 표현한 이번 집중호우는 일단 12일까지만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후 비 소식이 없지 않다.
특히 광복절 이후 새로운 정체전선이 만들어지면서 8일 집중호우 때만큼의 양은 아니지만 비슷한 강도로 폭우가 쏟아질 수 있다.
수해가 누적된 상황에서 재차 폭우가 내리면 피해는 훨씬 클 수 있으므로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충청과 호남에 중심을 둔 정체전선은 차차 남하하면서 약화하겠다.
11일 기상청 브리핑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이후부터 12일까지 충청남부·호남·경북북부에 30~100㎜, 충청북부·경북남부에 10~60㎜, 경기남부·강원중부·강원남부·경남·제주에 5~40㎜, 서울·인천·경기북부에 5㎜ 미만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호남에 비가 많이 내리는 곳은 강수량이 120㎜ 이상을 기록하겠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8~9일 정말 ‘충격과 공포’ 수준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라면서 “현재도 일부 지역에 강한 비가 내리고 있으니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달라”라고 당부했다.
현재 일본 남남서쪽 해상에 자리한 열대저압부가 우리나라 남쪽에 자리한 아열대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을 가르고 있다. 이에 아열대고기압이 수축하면서 남쪽에서 들어오는 고온다습한 공기의 세가 약해졌다. 그러면서 정체전선이 북쪽에서 내려오는 건조공기에 밀려 남쪽으로 내려가겠다.
따라서 정체전선은 이날 오후까지 현 위치에서 머물다가 12일에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영향을 주겠다.
13일부턴 전국이 고기압 영향권에 들겠다.
아열대고기압이 세력을 다시 확장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더위가 다시금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13일부터 충남 이남에 무더위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일부 수치예보모델은 서해상에 중규모 저기압이 발달해 남쪽 고온다습한 공기를 중부지방 쪽에 밀어 넣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다.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수도 있다.
14일부터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서진하면서 남쪽에서 고온다습한 공기를 재차 올려보내 14~15일 중국 북부지역과 중국과 북한의 접경에 다시 정체전선을 만들겠다.
11일 오전 9시 베트남 하노이 동북동쪽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제7호 태풍 무란이 남긴 수증기가 정체전선 활성화를 돕겠다.
정체전선이 남하하면서 16일께 우리나라 중부지방에 또다시 영향을 주고 이튿날엔 남부지방에 영향을 끼치겠다.
문제는 이 정체전선이 이번 집중호우가 내렸을 때처럼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 폭이 좁은 형태’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16일 정체전선상 대기 불안정 정도가 지난 8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시간당 141.5㎜ 비가 내렸을 때와 비슷하거나 심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8일 저녁 중부지방 상공 가강수량(공기 중 수증기가 일시에 응결해 비로 내렸을 때 양)이 70㎜ 정도였는데 16일 정체전선 내 수증기량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8일에 견줘 전체 강수량은 적고 시간도 짧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집중호우 때는 캄차카반도 쪽에 자리한 고기압이 대기의 동서 흐름을 막아 정체전선이 우리나라에 오래 머물렀다. 이러한 ‘블로킹’ 현상은 13일을 전후해 해소될 것으로 보여 16~17일에는 정체전선이 이전보다 잘 이동하겠다.
16~17일 예상 강수량은 14일 발표될 예정이다.
기상청은 “16~17일 총 강수량은 이번 집중호우 때보다 적을지 몰라도 순간적으로 내리는 비의 양은 비슷하거나 많을 수 있다”라면서 “비 피해가 누적된 상태인 만큼 피해는 오히려 클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