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 충격…코스피 2,400 붕괴·환율 1,400원 근접(종합)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미국 소비자물가 충격에 코스피와 코스닥이 14일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7.41포인트(2.34%) 내린 2,392.13을 나타냈다.
지수는 전장보다 59.07포인트(2.41%) 낮은 2,390.47로 개장해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개장 직후에는 2,381.50까지 낙폭을 키웠다.
전날 2.74% 상승한 코스피는 하루 만에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장중 2,400선 하회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8일(장중 저가 2,379.06) 이후 2거래일 만이다.https://6dc3441bce49c960a826c4194fc7fc39.safeframe.googlesyndication.com/safeframe/1-0-38/html/container.html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천264억원, 506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1천750억원을 순매수했다.
고물가 공포에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3.9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4.32%), 나스닥 지수(-5.16%)가 일제히 폭락했다.
3대 지수 하락률 모두 2020년 6월 11일 코로나19 우려에 5∼6% 폭락한 이후 최대 수준이다.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국제유가 하락에도 전년 동월보다 8.3% 올라 시장 전망치(8.0%)를 크게 웃돌면서 시장을 뒤흔든 여파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6.3%, 전월보다 0.6% 각각 올라 충격이 컸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강도 높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심리는 급랭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9월의 1%포인트 인상 전망도 제기되자 매물이 쏟아졌다.
전날 하락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원/달러 환율도 물가 충격에 1,390원을 돌파하고 1,400원선에 다가섰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19.4원 급등한 1,393.0원에 개장했다.
환율이 1,390원을 돌파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5개월여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오전 한때 1,395.5원까지 치솟았다.
서정훈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쉽게 꺾이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부상하자 시장의 긴축 우려도 한층 배가됐다”며 “생각보다 물가 안정이 녹록지 않고, 이 때문에 연준의 긴축 강도 또한 더 강해질지 모른다는 염려가 새롭게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에서는 삼성전자[005930](-2.93%), LG에너지솔루션[373220](-0.70%), SK하이닉스[000660](-3.27%),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3.21%), LG화학[051910](-2.26%), 현대차[005380](-2.00%)를 비롯해 30위권 전 종목이 내림세다.
특히 대표 성장주 네이버(-4.61%)와 카카오[035720](-4.57%)의 낙폭이 컸다. 네이버는 장중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업종별로도 서비스(-3.51%), 철강·금속(-3.37%), 의약품(-3.28%), 건설(-3.00%), 증권(-2.69%)을 비롯해 전 업종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9.19포인트(2.41%) 내린 777.60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0.86포인트(2.62%) 내린 775.93으로 출발해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개장 직후에는 3%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기관이 391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411억원, 57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권에서도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4.02%), 에코프로비엠[247540](-2.58%), HLB[028300](-4.64%), 카카오게임즈[293490](-3.96%), 펄어비스[263750](-2.79%), 셀트리온제약[068760](-4.55%), 알테오젠[196170](-4.01%) 등이 줄줄이 급락했다.